SK하이닉스, 메모리 가격 상승 속 Solidigm IPO 중단

메모리 칩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업계 최대 기업 중 하나가 결국 상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0월 23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자회사 Solidigm의 IPO 전 자금 조달 및 상장 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Solidigm은 인텔이 NAND 플래시 사업을 매각한 후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스토리지 사업이다. 이 결정은 Solidigm의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 달러, 조달 규모가 최대 15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이전 보도에도 불구하고 내려졌다. 이는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상장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수치였다.
시점이 의미심장하다. 자본 시장은 변동성이 커졌고, 반도체 주가는 하향 조정 중이며, 한국에서는 반복 상장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시가 마찰을 더하고 있다. AI 주도 메모리 호황의 한가운데에 있는 기업으로서 더 차분한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중단은 현재의 칩 열기가 얼마나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Solidigm의 이야기는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요 생산 기지는 중국 북동부의 항구 도시 다롄에 있으며, 인텔이 한때 대규모 NAND 플래시 공장을 운영했던 곳이다. SK하이닉스는 인수를 통해 이 시설을 물려받아 자회사를 미국 기술과 중국 생산 능력 사이의 가교로 만들었다. 현지 공급업체들과 자체 메모리 챔피언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크게 베팅한 우한시는 이 상장 사가를 스토리지 업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신호로 지켜봐 왔다.
더 넓은 메모리 시장은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DRAM과 NAND 플래시 가격을 끌어올렸고, 칩 제조사들은 강력한 실적을 보고했다. 그러나 공공 시장이 모든 플레이어에게 동등한 보상을 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점점 더 선별적으로 변해 AI 노출이 명확한 기업을 보상하는 반면, 자본 수요가 크거나 수요 가시성이 불확실한 기업에는 냉정하다. 대규모 제조 기반과 경기 순환적인 NAND 사업과의 연계를 가진 Solidigm은 그 그림에 어색하게 들어맞는다.
SK하이닉스에게 이 결정은 시간을 벌어준다. 회사는 더 나은 조건을 기다리는 동안 자체 재무제표로 Solidigm의 운영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다. 또한 반도체 사이클이 전환될 경우 실망스러울 수 있는 밸류에이션을 확정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한편 메모리 부족은 스마트폰에서 게임 콘솔에 이르기까지 부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소비자 전자제품 전반에 계속 파급되고 있다.
중국 메모리 제조사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자체 NAND 플래시 생산량을 확대해 왔으며 국내 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Solidigm의 IPO 지연은 YMTC의 계획을 직접 바꾸지는 않지만, 대규모 NAND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가치 평가 기준점을 하나 제거한다. 중국 스토리지 기업의 향후 상장도 경기 순환성과 자본 집약도에 대한 같은 질문에 직면할 것이다.
이번 중단은 메모리 사업에서의 후퇴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최대 공급업체 중 하나이며 전반적인 투자 계획은 그대로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호황 속에서도 공공 시장으로 가는 길이 기업의 통제를 벗어난 힘에 의해 막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당분간 기다리는 게임은 계속될 것이며, 다음 신호는 반도체 주가가 Solidigm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올 만큼 충분히 안정되는지 여부다.